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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NFT는 대체불가? 대체 뭔가?

2021.04.09

조회 119

누군가는 말했다. 희대의 사기꾼과 시대의 혁신가는 종이 한장 차이라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아내인 가수 그라임스는 최근 NFT 형태로 디지털 그림 ‘War Nymph’를 출시 20분만에 580만 달러에 팔아치웠다. 블록체인, 가상화폐 열풍에 이어 NFT 광풍이 문화예술계를 강타한 것이다. 예술품 거래의 혁명이라는 NFT(Non Fungible Tokens, 대체불가토큰)는 작품과 구매자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미술품을 디지털 자산으로 바꾸는 암호화 기술을 의미한다. 블록체인이 적용돼 거래 기록이 자동 저장되고 위·변조도 불가능하므로 위작 등 권리관계 시비도 없다. 나아가 NFT는 고가의 미술품 소유권을 분할해 다수의 개개인이 몇만원 단위로 공동 구매·소유할 수 있고 해외 부동산도 NFT로 구매할 수 있다. 실물을 소장할 필요없이 클라우드, 인터넷의 기록으로 대체한다. NFT는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 ‘대체 불가능한’ 별도의 값이 매겨져 코인마다 가격이 달라지면서 가상 자산에 희소성과 유일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문화예술품 시장에서 의미있는 영향력을 갖는다.

3월 4일 크리스티 경매에서 벌어진 사건은 NFT의 무게감을 상징한다. 블록체인 회사 인젝티브프로토콜은 ‘얼굴 없는 거리예술가’ 뱅크시의 ‘멍청이’(Morons)를 스캔해 NFT로 변환한 후 경매에 내놓고 1억원을 호가하는 진짜 실물 그림을 불태우는 모습을 유튜브에 생중계했다. 그런데 막상 ‘멍청이’ NFT는 경매에서 원본의 4배 금액인 가상화폐 228.69이더(ETH, 4억 3000만원)에 판매됐다. 아무리 대체·변경할 수 없는 디지털 진품이라고 해도 이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던 실물 그림보다 비싼 가치가 매겨지다니… 실물이 없어지면 디지털원본만 진품인가? 뱅크시가 ‘멍청이’에 새긴 “이런 쓰레기를 사는 멍청이가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글귀가 절로 실감날 뿐이다.

외국의 어느 영화감독이 방귀소리 NFT까지 판매하는 풍자적 상황까지 등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3월 중순 미술투자회사 피카프로젝트가 눈큰 아이 그림으로 유명한 마리킴 작품 NFT를 6억원에 판매한 이래 옥션회사, 분할소유권 플랫폼들이 일제히 NFT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미디어 작가 후랭키가 헌정한 ‘전태일 50주기 기념작’도 재단 후원 목적으로 1500억원대 NFT로 판매 예정이다.

비트코인 이후 NFT가 거대한 액수, 규모로 거래되니까 분명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실물 없는 디지털 콘텐츠인 NFT는 가격 변동성이 크고 투기성이 높은 자산인 만큼 일시적인 반짝 거품에 그칠 우려도 있다. 문제점들에 대한 경고등도 속속 켜지고 있다. 우선 인위적으로 가치를 올리는 버블이 문제다. 또한 타인의 디지털 자산에 NFT를 임의로 생성해 판매하거나 임의대로 소유권 내용을 변경한다면 지식재산권 시비를 피할 수 없다. 디지털파일 원본은 영구적이지 못하지만 NFT 자체만 퍼블록체인상에서 영구히 보존된다는 모순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심지어 NFT 관리에 드는 엄청난 에너지 소비량은 환경 오염 문제도 야기시킨다. 전시를 비롯한 감상 매체 없이 디지털 원본만으로 그 가치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디지털 복제 천국 시대에 유일무이성을 확보한 NFT는 분명 획기적이다. 하지만 선결과제들의 해결없는 묻지마 버블은 역풍을 맞는다. 17세기 튤립 투기의 재림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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